감성 충전/Movie

[영화] 바람이 분다.

생각한줌 2013. 9. 7. 14:53

 

 

몰랐다..

미쓰비시 라는 실제기업명이 나올때까지만해도

극중 현실감을 위한 장치로만 언급이 된 줄 알았다.

 

호리코시지로라는 실존인물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안다면
더이상 곱게 볼 수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고 오빠에게
"'공돌이는 죄가없다' 가 주제인건가?"라고 농담삼아 말했는데..

 

실제로 이 영화는 전쟁을 준비했던 실존인물을 미화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본다.

영화를 본 후 자료를 통해 만난 실제 지로는 그렇게 낭만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일본해군이 의뢰한, 전투기 제로센을 만들어낸 설계주임에 불과했을 뿐.

 

열심히 살았고, 순수하게 살았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소수의 해군들이 나빴을 뿐, 그 안의 대다수 일본인들은  성실한 피해자였다고 말한다면,

그래서 사회의 결정에 따랐을뿐, 순수한 목적과 꿈이었다고 말한다면 ...

목적이 순수했으므로 그들의 연구는 정당했다고 말한다면......

 

그렇기 때문에

"무기를 만들었다고 해서 범죄자라고 날인 찍는 것은 이상하다(미야자키 하야오 일본 인터뷰 중에서..)"고  말한다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베정권의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발언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단순히 전쟁 미화 외에도 1920년대를 힘들었다고 말하는 것도 . 조금은 거북했다.

극중 나왔던 도쿄 대지진을 명분으로 조선인은 이유없이 대학살을 당해야 했고,
미쓰비시중공업에는 조선인 강제 노동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편하게 애니메이션으로만 마주하기는 조금 힘들었으니까..

 

물론 이런 내용까지 애니메이션에서 다룰 필요는 없었을 수 있겠지만
전투기를 순수한 꿈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지극히 무서운 전쟁 미화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고해도 실제 역사의 이야기를 담는다면
좀더 진지해야 했고 사실을 고려해야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호리코시 지로는

자신이 만든 제로센이 일본군의 대승에 기여했다는데 자부심을 품고 일본 방위대 교수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 동안 잔잔하고 이쁜 화면과 참신한 스토리로 즐겁게 해주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아쉬움에 본 영화였지만

더 큰 아쉬움이 맴도는 영화였다.

 

 


바람이 분다 (2013)

The Wind Rises 
4.7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안노 히데아키, 타키모토 미오리, 니시지마 히데토시, 니시무라 마사히코, 스티븐 알버트
정보
애니메이션, 드라마 | 일본 | 127 분 | 2013-09-05